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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소개

사단법인 청암송건호기념사업회 설립취지문

  송건호기념사업회가 언론개혁의 나침반이 되겠습니다 

 

 기레기가 판을 치고 폴리널리스트가 넘쳐나는 시기에, 가짜뉴스가 현실을 왜곡하고, 낚시성 기사가 클릭장사를 하며 쓰잘데기 없는 과잉정보들이 범람하는 이 시기에 '저널리즘'은 표류하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공룡 포털에 물을 대고 시시각각 타임라인을 장식하는 뉴스들이 외려 우리 삶의 시공간을 갉아먹고 기생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족벌언론들이 여전히 부수조작을 하며 언론 지형 전체를 왜곡하는 상황에서 언론개혁의 대상은 훨씬 복잡해지고 다양해졌습니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안티조선' 하나로 상징되던 '일점돌파'의 언론개혁 구호는 아직도 유효합니다만, 그것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던 시기는 이미 지났는지 모릅니다. 곳곳에서 가짜 언론들의 행패가 점점 심해지고 있고 그 피해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앞장서서 목소리를 냈던 청암 송건호 선생님의 행적을 기억합니다. 언론에 방점을 찍으면서 꾸준하게 언론의 길을 찾으려 하셨던 그의 노력들은 이미 많은 언론인들의 귀감과 사표가 되었습니다. 1970년대 엄혹한 박정희 유신독재정권시절, 정권의 탄압을 견디다 못한 사측이 자유언론실천에 앞장 선 기자와 아나운서 150명을 해고하자, 회사에 강렬하게 항의하며 편집국장 자리에 내려옵니다. 1980년 전두환 쿠데타 정권 시절에도 그는 언론인의 양심을 강조하며 시국선언에 동참했고 옥고를 치루기도 했습니다. 이후 1984년 해직기자들 중심으로 민주언론운동협의회를 꾸려 의장직을 맡고 월간 말지를 창간합니다. 1987년 6월항쟁 이후에는 우리나라 사상 최초 국민주 신문으로 한겨레를 창간해 초대발행인을 합니다. 그의 발자취를 좇아가다 보면 늘 저항과 투쟁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안과 새길을 모색하고 건설하였습니다. 그 길의 맨 앞에 서서 권력과 자본이 말과 글에 스며드려 하는 것을 온 몸으로 막아내었습니다. 그는 언론의 영역을 확장해 현대사연구를 개척한 인물로도 평가됩니다. 정권의 나팔수에 지나지 않는 현대사학을 비판하고 '해방전후사의 인식', '한국민족주의의 탐구', '한국현대사론' 등 역사관련 저서 20여 권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군북면 비야리에서 태어난 그는 고향 옥천에서 군민주 신문으로 풀뿌리 언론이 만들어진다는 것에 굉장히 반가워했고 옥천신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칼럼을 보냈습니다. '언론인은 벼슬에 욕심을 부리거나 돈에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특히 언론인은 금전에 대해서 깨끗해야 한다. 언론인은 자주독립의 정신이 투철해야 한다. 사회가 민주적이 아닌 환경속에서는 여러가지 방법과 양상으로 언론에 대한 간섭, 압력이 그치지 않는다. 언론인은 절대로 정치와 경제로부터 독립을 유지해야 한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금과옥조의 이야기를 강조했습니다. 그 유지를 받들어 옥천신문이 32년 째 풀뿌리 정론을 이어가고 있고, 2000년대 초반부터 들불처럼 일어난 '안티조선'의 언론개혁운동의 물꼬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6년 송건호기념사업회가 고향 옥천에서 창립하며 만들어졌고 끊겨졌던 언론문화제를 해마다 열어왔습니다. 송건호 선생이 남긴 몇가지 유산은 작금의 어지러운 언론 상황에서 더 선명하게 빛이 납니다. 

 

 청암송건호기념사업회는 송건호 선생이 전 생애를 바쳐 헌신한 언론개혁운동의 맥을 잇겠습니다. 족벌언론과 사이비언론을 강하게 비판하고 시민들 사이에서 언론개혁운동이 일 수 있도록 그 씨앗의 단초를 마련하겠습니다. 송건호 선생이 그러하였던 것처럼 저항과 투쟁에만 그치지 않고 새로운 대안언론의 표상을 시대에 맞게 만들어 직접 운영하고 지원하는 것에도 관심을 갖겠습니다. 특히 기초가 튼튼해야 하는 것처럼 지역신문, 마을신문, 지역잡지, 공동체 라디오 등 풀뿌리 언론과 공동체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시대가 어수선하여 방관만 하고 비평만 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닙니다.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그 마음으로, 월간 말과 국민주 신문 한겨레를 만들었던 그 마음으로 임하겠습니다. 그리고 선생이 언론에서 확장하여 한국현대사에도 관심을 가졌던 것처럼 송건호기념사업회는 청소년과 주민들의 미디어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 비판적 사고로 미디어 컨텐츠를 주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누군가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사업은 그 사람을 끊임없이 우상화하고 박제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물에 모아지는 관심과 애정이 동굴속의 우상이 되는 것을 끊임없이 경계하며 송건호 선생의 정신을 받들어 이를 널리 퍼지게 하는 데 노력하려 합니다. 그것은 바로 참언론인을 육성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제2의 송건호, 제3의 송건호가 다른 모습으로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국언론의 지형이 바뀌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생가복원과 기념관 건립은 단지 송건호 선생을 우상화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송건호라는 거울과 렌즈를 통해 참언론인을 길러낼 수 있는 어떤 거점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옥천의 인물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언론인으로 고향 옥천에 송건호 선생의 뜻을 제대로 기리기 위해 생가복원과 기념관 건립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인물을 기리는 사업이 행적과 역사만 나열하고 방문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도록 그 정신이 살아 움직여 씨앗을 심굴 수 있도록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 결과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널리즘스쿨과 청소년기자단 교육을 통해 참 언론인을 육성하는 일 또한 게을리 하지 않을 겁니다. 

 

 청암송건호기념사업회는 지금까지 언론을 귀이 생각하는 옥천사람들과 참 언론인과 시민단체들이 모여 5년 남짓 꾸려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법인의 틀로 이미 역사적 뒤안 길로 사라진 송건호 선생을 부활시키고 확장시키는 일에 앞장 서려고 합니다. 언론개혁은 완결된 과제가 아니라 늘 지속적인 과제임을 알고 있습니다. 나침반의 바늘의 떨림처럼 늘 긴장감을 유지하며 제대로 된 방향을 가리킬 수 있도록 사단법인 청암송건호기념사업회는 언론계의 나침반이 되려고 합니다.

 

2021년 사단법인 청암송건호기념사업회 발기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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